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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tronomy

선택과 집중, 포기와 도전 - 26. 3. 26 EAA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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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기대한 날은 아니었다. 왜냐하면 천문허브 앱에 있는 시간대별 예보에서도 그다지 구름양이 적지 않았기 때문. 그러나 저녁 먹고, 설거지까지 마치고 나서 하늘을 다시 보니 왠걸? 시리우스가 건너편 아파트 옥상 끝에 살짝 걸려 빛나고 있다. 혹시 몰라 천정 쪽을 보니 찬란한 달(초승~상현 사이)과 목성. 달빛 때문에 뭔가 큰 걸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그런 거 저런 거 따질 때가 아니다. 나 같은 EAA 초보에게는...뭐든 하늘에 떠 있으면 보려 해봐야 한다. 

선택과 집중, 포기와 도전

지난 번 베란다 관측에서는 적도의 세팅만 하다가 시간을 날렸다. 얻은 거라고는 북극성이 안보이는 도심 아파트 베란다에서 플레이트 솔빙으로 극축 정렬까지 하는 것은 무리다라는 뼈아픈 교훈. 그 덕에 황금같은 두 시간을 대상 하나 본 거 없이 날려보냈다. 오늘도 역시 재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목끝까지 차올랐으나, 다시금 머릿 속에 울리는 내면의 목소리. "기술적 터득 보다는 본질에 더 우선순위를 둔다". 뭐니뭐니 해도 많은 대상을 보는 경험을 쌓는 것이 지금은 더 우선시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최근 구독을 시작한 클로드AI와의 대화에서는 베란다 극축 정렬에 앞서 야외에서 적도의 사용법(극축 정렬 포함)을 충분히 익히고 나서야 베란다 같은 극한 환경에 도전하는 게 순서라는 것을 깨달았다.

장비 세팅: 전력 공급 효율화

그래서 오늘은 그냥 180mm 경통(Askar FMA180 Pro)이나 창가로 더 뺄 요량으로 440mm 도브테일 바를 다시 꺼냈고, 무게 추를 도브테일 바 반대편에 올려 균형을 잡는 세팅을 해 보았다. 조금이라도 경통이 베란다 창문까지 도달할 수록 커버리지가 좋아질 테니...

조금이라도 베란다 창가에 붙이기 위해 도브테일바 최전방에 촬영장비를 배치하고(렌즈, 카메라, 미니피씨) 균형을 잡기 위해 1kg 무게추를 올렸다. 가대 센터~경통 끝단이 33cm까지가 확보되며, 베란다 (창문열고) 방충망까지 접근이 된다.

또한 전력 연결을 위해서도 몇 가지 튜닝용 재료들을 구매했다. 먼저 전력 분배용 케이블인데, 주력으로 사용할 보조배터리는 NEXTU 408PB인데, 여기에는 DC 12V/10A짜리 포트가 있다(5.5x2.5). 그래서 여기에서 올라간 전력이 Y자형 전력 분배 케이블(일종의 멀티탭 역할)을 통해 미니피씨와 AZ-GTi가대로 올라가는데, 이때 미니피씨(BY53)는 USB-C PD포트를 통해 전력을 받아야 하므로 IP2366 칩셋을 사용한 Buck-boost DC to USB-C 모듈이 필요하다. 또한 가대는 12V DC포트가 이미 있으므로 5.5x2.5 to 5.5x2.1 젠더만 있으면 된다. 이렇게 하면 보조배터리에서 망원경  쪽으로 전선 하나만 올라가면 되며, 120W의 전력(12V x 10A)을 효과적으로 공급할 수 있으며, NEXTU 408PB 입장에서는 65W까지 지원되는 USB-C 포트를 하나 남기게 되는데, 이 포트가 in/out 겸용이다보니, 향후 pass-trough기능을 활용하여 유사시 배터리를 충전하면서도 동시에 나머지 기기(미니피씨 & 가대)를 구동을 멈추지 않을 수도 있다.

촬영장비 모음. 파인더 도브테일 - 미니피씨 - IP2366 모듈은 3M 듀얼락으로 부착하고, 도브테일 쪽이 면적이 작아 접착력이 떨어지므로, 케이블타이로 최대한 타이트하게 감았다. IP2366이 생각보다 무겁다.

NEXTU 408PB DC 12V/10A 포트 -> (DC 12V 3way Splitter Cable 통해) -> IP2366 Buck-boost Module -> 미니피씨(BY53)
-> AZ-GTi  
-> 예비(추후 EAF, 경통 열선용 활용?)  

필터서랍(Filter Drawer) 구매

또 한가지 구매한 게 있다면, Svbony의 필터서랍(Filter Drawer)이다. 현재 내가 가진 주력 필터는 총 3가지인데, 이것들을 사진촬영 중에 갈아끼워야 할때, 경통에서 카메라 분리하고 어쩌고 하려면, 너무나 번거롭다. 그래서 필터서랍이란 것을 중간에 껴놓고, 자석형 서랍홀더를 떼었다 붙였다하면 되는데, 이 서랍홀더에 필요한 필터를 장착하고 교체하고 하면 되는 것이다. 언급한 대로 자석방식이라 고정하고 떼는데 진동도 별로 없고 막상 써보니 정말 간편하다. 다만 백포커스 문제를 고려해서 연장 튜브를 달아줘야 하는데, 요새는 이런 것 쯤은 AI한테 물어보면 다 알아서 계산해주고 뭘 달면 되는 지도 알려주는 세상이라 어렵지 않다.

특징 UV/IR Cut Dual-Band (SV220) UHC
주요 목적 자외선·적외선 차단 Ha + OIII 협대역 투과 광해 차단 + 성운 강조
투과 파장 가시광선 전체 (약 400~700nm) 656nm (Ha) + 500nm (OIII) Ha, OIII, Hβ 등 주요 방출선
광해 대응 낮음 매우 강함 강함
별 색상 재현 자연스러움 별색 왜곡 있음 다소 왜곡
주요 대상 은하, 성단, 광시야 방출성운 (Ha·OIII 강한 대상) 방출성운, 행성상성운
적합한 환경 암흑지 / 광해 적은 곳 도심 포함 어디서나 중간~강한 광해 지역
카메라 호환 DSLRa·미러리스·CCD 모두 모노·컬러 모두 (모노 권장) 모노·컬러 모두
처리 난이도 쉬움 중~고급 (채널 분리 처리) 중간

 

저렇게 필터(UV/IR Cut)를 장착하고 쏙 집어넣으면 자석이 있어 촥 달라붙는다.
렌즈 BackFocus 55mm: M48 Extension Tube(20mm)+Svbony Filter Drawer(21mm)+Mars-C II 플랜지백포커스(12.5mm)~53.5mm

촬영결과

이렇게 세팅을 해서 촬영한 대상이 총 9가지였고, 갈매기 성운(IC 2177)을 제외하고는 괜찮은 수준의 결과물을 얻었다. 갈매기 성운은 화각도 안맞았고, 장 노출이 필요한데 그러기에는 30분만에 창틀에 가려버려서, 다른 날 위치 정확히 잡고 재도전 해야할 대상이다. 그러나 결과물 봐서는 1시간 노출이면 장미성운과 비슷한 퀄리티가 기대되는 상황이라, 좀더 정교한 계획하에 도전해 볼까 한다.

대상 일반명 분류 별자리 밝기 크기 거리 특징
C54 (NGC 2506) 산개성단 외뿔소 7.6 7′ 10,000 광년 별 수 150개 이상, 비교적 고령 성단
IC 2177 갈매기 성운 방출성운 외뿔소/큰개 2.5°×1.5° 3,750 광년 Ha 방출 강한 대형 HII 영역
M44 (NGC 2632) 프레세페/벌집 성단 산개성단 3.1 1.5° 577 광년 육안 가능, 별 수 1,000개 이상
NGC 2301 산개성단 외뿔소 6.0 14′ 2,500 광년 사슬 형태 배열, 비교적 젊은 성단
NGC 2539 산개성단 고물 6.5 22′ 3,900 광년 별 수 약 150개, M46 인근
NGC 3166 은하 육분의 10.4 4.8′×2.3′ 7,500만 광년 NGC 3169와 상호작용 쌍 은하
M65 (NGC 3623) 나선은하 사자 9.3 10′×3′ 3,500만 광년 사자 삼중주 중 가장 먼지 레인 선명
M66 (NGC 3627) 나선은하 사자 8.9 9′×4′ 3,500만 광년 삼중주 중 가장 밝고 나선 구조 뚜렷
NGC 3628 햄버거 은하 나선은하 사자 9.5 15′×3′ 3,500만 광년 완전 옆면, 먼지 레인 + 조석 꼬리

사진은 촬영 정보와 함께 별도 포스팅으로 올릴 것이다.

Next Time...

첫째는 북쪽 하늘에 대한 EAA 도전이다. 우리 아파트는 정남향(자북기준)이고 공동현관 출입구는 정북향이다. 그리고 그쪽에 옥외 주차장이 있는데, 그 사이에 인도가 제법 넓은 편이다. 비록 가로등 투성이지만, 뭐 어짜피 베란다에서 바라보는 남향도 좋은 환경이 아니었는데도 뭔가 나오는 거 보면, 꽤나 도전해 봄직하다. 오히려 베란다 보다 경통에 대한 고도/방위각 조정 측면의 자유도는 더 좋아 보인다. 옥외니깐...그래서 북천을 한번 촬영해 볼까한다. 물론 밖으로 나가야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최대한 포터블 세팅으로 1시간 노출 목표로 해 보는 것도 괜찮을 듯. 아마도 큰곰자리 중/대형 은하들이 첫번째 타겟이 될 것 같다.

둘째는 그러면서 혹시나 기회가 되면 적도의 세팅도 해볼 것이다. 어짜피 극축망원경이 없는 가대이기 때문에 소프트웨어적으로 잡을 수 밖에 없고, 플레이트 솔빙에 의존하거나, 아니면 스카이워쳐 Synscan app에 있는 고투기능을 활용해야 할 것인데, 그거나 그거나 어짜피 웨지에 적경, 적위 레버를 물리적으로 미세 조정해야 하는게 가장 큰 도전과제(challenge)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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