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자리는 사실 많은 사람들에게 일종의 선망의 대상이다. 겨울철 밤하늘에 머리만 들어올리면 '저게 뭘까?' 싶은 궁금증을 유발하는 별자리인만큼 형상 자체도 화려하고, 좀더 깊게 들어가면 망원경으로 볼만한 대상도 꽤나 많다.
지난 한 주 동안 나는 이 오리온 대성운 촬영에 시간을 들였다. 날씨가 워낙 추운 주간이었기에 가급적 야외보다는 집안에서 촬영 하고 싶었고, 어느 날 야외 관측 후 밤 10시 쯤 베란다에서 확인해보니, 건너편 아파트 꼭대기 위로 온전한 오리온 형상이 지나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래서 곧바로 그 다음날(12/22일 밤) 촬영에 돌입.
1차 시도는 다소 부족했다. 워낙에 처음이었기에 노출을 얼마나 줘야하는지에 대한 감도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운기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고, 트라페지움이 또렷하게 분해되는 것을 보며 어찌나 가슴이 콩닥거렸는지 모른다. 다만 사진으로는 노출을 30~1분씩만 주고, 게인도 너무 많이 줬다보니깐(500이상) 노이즈가 많고 사진은 좀 볼품이 없었다.

2차 시도 (25.12.24. 밤)
다시 제미나이와 몇 차례 상담을 거쳐 조건을 다시 잡고 다음, 다음 날 재도전에 돌입했다.

경위대 방식이라 아무리 추적을 잘 해도, 1분이 넘어가면 흘러버린다. 그래도 그냥 최대한 버티는 방식으로 하는데, 이번에는 게인을 낮추고 별 상만 보이는 상태로 노출도 2초씩 주고, 시간이 아닌 프레임으로 100~200장씩 찍어보았다. 그리고 약간의 후보정을 거치니 제법 볼만한 사진이 나왔다. 물론 어디 인터넷에 올라오는 전문 사진가들의 것과는 질적으로 거리가 좀 있지만, 그래도 내 눈으로 직접 본 대상을 직접 사진으로 남긴다는 데서 오는 성취감은 어디에 비할 바가 못된다.

아직은 내가 안시관측이 좋은지, 사진촬영이 좋은지 말하기에는 너무 빠르다. 우선 당분간은 이 두가지를 같이 병행하면서 아니면 앞으로도 계속 두 가지를 병행할 가능성이 높아보이기는 하다. 나는 좀 근본적으로 뭔가 기록을 현실감 있게 남기는 것을 선호하는데 그것은 사진 촬영말고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다음 번에는...
1) CCTV CS-Mount 렌즈가 배송되어 오고 있다. 이것은 제미나이에게 무심코 행성카메라로 별자리는 못찍나? 라고 물었다가 '그러면 렌즈를 사세요'라는 외마디 답변을 보고 영감을 얻어 시도해보는 것이다. 실제로도 cloudnights 같은 사이트에 보면 행성카메라에 CCTV용 렌즈를 연결하여 (심지어)딥 스카이까지 촬영한 사례가 몇몇 보인다. 지금 나의 AZ-GTi 경위대 마운트로는 장노출은 힘들고, 적도위식으로 변환 한들 Payload (5kg이하)가 부족 해, 망원경에 DSLR을 붙이는 등의 촬영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우선은 가볍게 별자리 사진이나, 초보 수준의 딥스카이 촬영 정도만 시도해 보기 위해, 저렴하지만 조금 간단한 방법으로 가보려는 것이다. 마침 삼각대도 스틸 재질로 다시 주문을 했는데, 그러면 남는 알루미늄 삼각대에 행성카메라와 CS Mount렌즈를 결합하여 사진 전용 세팅을 하나 꾸미고, SW BK130PDS + AZ-GTi는 안시 쪽에 더 포커스를 두어 운용해 볼 요량이다.
2) 결국 안시가 되어야 사진도 갈 수 있다. 눈으로 충분히 보고, 어포컬로도 찍어보고, 부족하나마 행성카메라에 렌즈도 붙여서 찍어보고 다양하게 해 볼 필요가 있다. 이제는 삶의 경험으로 이 취미가 어떻게 해야 탁월함으로 나아갈 수 있는 지를 어림짐작으로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이 봐야 하고, 시간과 돈을 들여야만 일정 경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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